국토교통부 울릉공항 건설사업 Q&A"수심 60~70m 케이슨 공사 전례 없어""항행안전·등화시설 설치해 안전 보완""연구용역 통해 수익성 지원방안 검토"     ‘서울~울릉도’ 이동 시간을 기존 7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시킬 울릉공항 건설이 한창 속도를 내고 있다. 울릉군 사동항 앞 공사 현장은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벨트처럼 분주하게 움직였다. 해발 198m였던 가두봉은 이미 절반 이상이 깎였고, 포크레인이 파낸 토사를 실은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매립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울릉공항은 총 43만455㎡ 부지에 길이 1,200m, 폭 36m의 활주로와 항공기 6대를 수용할 수 있는 계류장, 여객터미널 등을 갖출 계획이다. 사업비는 총 8,792억 원이 투입되며, 2020년 착공 이후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시공은 DL이앤씨가 맡고 있으며, 한국종합기술 김현기 토목CM 단장은 “2027년 준공을 위해 인력과 장비를 추가 투입하며 공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사가 완료되면 울릉도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관광과 물류, 긴급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까지 공정률 70% 목표    울릉공항에는 ‘최초’라는 명칭이 2개 붙는다. 울릉도처럼 도서지역에 공항을 건설하는 사례는 이번이 최초이며, 항만 공사에 쓰이던 케이슨을 공항 건설에 적용한 것도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케이슨은 수중 구조물이나 기초를 구축하기 위해 육상 또는 수상에서 제작한 중공 구조물로, 해일과 지진 등 해양 환경에 견딜 수 있도록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울릉공항의 케이슨은 12층 아파트 3개 동 규모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평균 수심 23m, 최대 31m의 사동항 앞바다에 30채를 설치해 물을 막았다. 각 케이슨은 1만6,400톤 무게로 포항에서 제작되어 바다를 통해 운송됐으며, 설치는 지난 5월 완료됐다.   수심 18m 이하 구간은 사석 경사제를, 30m 이상 구간은 케이슨 혼성제를 시공했으며, 200년 빈도 이상의 파도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루 높이는 2020년 태풍 ‘마이삭’ 당시 최대 파고 16m를 넘어 24m로 적용됐다. 지난달 기준 공정률은 68.7%이며, 연말까지 70.4% 달성이 목표다. 공항 부지 매립은 전체 826만㎡ 중 370만㎡(44.7%)를 완료했고, 가두봉은 58.0% (527만㎡)까지 절취됐다. 공항 설계와 매립 과정 전반에는 BIM(건설정보모델링)이 활용됐다.   울릉도는 연중 흐린 날이 160일, 강우일수가 150일에 달하고 겨울철에는 폭설도 잦아 공사가 ‘자연과의 싸움’임을 실감하게 한다. 김현기 단장은 “1~2월은 작업이 불가하며, 나머지 10개월도 해상 공사는 월평균 10~12일, 육상은 15일 정도만 작업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서울·포항·부산이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된다. 현재 후포항에서는 3시간, 포항에서는 4시간, 서울에서는 KTX와 여객선을 갈아타며 7시간이 걸린다. 김 단장은 “굴삭기와 토사 운반 장비 210여 대, 근로자 230명이 투입돼 작업 중이며, 무사고·무재해를 기본으로 고품질 명품 울릉공항 건설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활주로 1200m 길이 갑론을박    울릉공항 건설이 순항하고 있지만, 군민들과 전문가 사이에서는 ‘안전’과 ‘경제성’ 문제가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울릉군민들은 기존 설계보다 300m 늘린 1500m 활주로로 재설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9월 국토부가 울릉공항 여객 수요를 과다 산정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재산정 결과, 2050년 기준 울릉공항 여객 수요는 국토부 추산 107만8000명에서 55만 명으로 49%나 감소했다. 활주로 길이에 따른 안전성 문제 역시 제기됐다. 현재 계획된 1,200m 활주로로는 악천후와 풍량 변화가 잦은 울릉도에서 일부 항공기 운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군민들은 공항 현장 인근 사동항 여객터미널 입구에 현수막을 걸고, “국내 최악 기상조건, 1200m 활주로 안전 공항 웬 말이냐”, “활주로 연장! 종단안전구역 확보! 안전 없는 공항 결사반대!” 등 안전 확보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노출했다. 일부 주민들은 주황색 조끼를 입고 현장 상황실을 방문해 “짧은 활주로, 안전은 어디에?”, “활주로 연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피켓을 들고 도열했으며, “활주로 1500m 즉시 연장하라”는 구호도 외쳤다.   한 주민은 “ATR-72-600 기종의 이륙 가능거리는 1315m”라며 “감사원 감사에서도 나오듯 현재 활주로에선 승객과 연료를 줄여야해서 결항률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활주로 연장을 주장했다.   남한권 울릉군수도 “관광객은 1년에 한두 번 왔다가지만 군민들은 정말 신발처럼 상시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공항”이라며 “무안공항 사고 이후 군민들은 1200m 활주로가 정말 안전한지 불안해한다”고 거들었다.         국토부 "EMAS 설치 추진    국토부는 EMAS(활주로 이탈방지시설) 설치로 항공기 오버런 등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공항건설팀 관계자는 “해외 업체가 울릉공항을 조건값으로 기술을 검증한 결과 EMAS 40m 설치로 종단안전구역 90m 이상의 효과를 본다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미국과 중국의 EMAS 설치 업체를 국내로 불러 기술 비교 검증을 진행했다. 올해 연말까지 설치 업체를 선정한 뒤 내년 3월까지 EMAS 설계를 거쳐 5월 설계 변경을 완료하면 2027년 6월까지 EMAS 설치를 마칠 계획이다.   더욱이 활주로 연장을 하기엔 외해 수심이 60~70m로 훨씬 깊어져 케이슨 공법으로도 공사가 쉽지 않다. 설계 변경을 위해선 환경영향평가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 개항 시기도 2030년 이후로 늦춰지며, 공사비도 늘어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륙거리 1315m는 최대 연료 등 만재 상태의 이륙거리로 단순 제원”이라며 “실제 운영단계에서 회항에 대비한 대체 공항, 제공시간을 고려한 법정연료를 탑재하고 승객 좌석도 항공사 상황에 맞춰 68석으로 운항하면 1200m 활주로에서 운항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 나오는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6~2030년)을 통해 여객 수요를 다시 산정한 뒤 여객터미널 등 시설 규모를 조정할 계획이다. 또한 결항률을 낮추기 위해 계기비행이 가능하도록 항행안전시설과 등화시설 설치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정윤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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