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새천년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는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국토 균형 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나중에 노무현 대통령이 그 공약으로 “재미 좀 봤다”고 실토했듯이 속내는 충청권의 표심을 노린 것이었다. 헌법재판소가 2004년 행정수도 이전을 위헌이라고 판결하는 바람에 행정수도가 아닌 행정중심 복합도시(행복도시)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것이 세종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얼마 전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안에 완공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국회 본원과 대통령실을 이전해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여의도 국회 시대’를 끝내고 ‘국회 세종 시대’의 새로운 문을 열겠다”고 맞장구쳤다. 모두 공표 효과(公表效果)를 통해 충청권의 표심을 사려는 속셈이다. 행정수도 이전을 주장했던 노 대통령은 2007년 7월 행복도시 기공식에서 “청와대와 정부 부처의 공간적 분리는 매우 불합리한 결과"라며 청와대와 국회까지 모두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행정 부처의 공간적 분리에 따른 비효율과 낭비, 국정 운영 차질은 충분히 드러났다. 국무총리와 세종시로 옮겨간 부처 장관들의 주 활동 무대는 어디인가? 많은 공무원이 서울과 세종을 오가면서 낭비하는 시간을 생각해 보라.국가적 주요 정책은 복합적이고 여러 부처와 관련돼 있어 부처 간 상시적 협의와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다. 행정 부처가 한곳에 모여 있어야 하는 이유다. 서울과 세종시로 행정 부처를 흩어 놓은 채 세종시에서 국회 본회의를 열고, 대통령이 세종 집무실에서 몇 시간 근무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행정 부처의 공간적 분리가 문제인데도 해양수산부를 부산 또는 인천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물론 그 지역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다. 정부 부처가 있는 지역이 발전한다는 논리라면,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지역으로 옮겨야 하나? 경찰서 근처에 살면 도둑맞을 일이 없다지만, 행정 부처 소재 지역이 발전한다는 논리적 근거는 무엇인가?표 얻겠다고 정부 부처를 이곳저곳으로 이전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가.   헌법을 개정해서 행정수도 이전을 마무리하든지, 아니면 세종시를 교육·과학·기업 도시로 발전시키는 구체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그래야 세종시는 독자적 발전 기반을 갖춘 도시가 되고, 지역과 국가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지금처럼 어정쩡한 도시로 있어서는 안 된다.군 복무 기간 단축도 대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다는 현실을 잊고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벌인 군 복무 기간 단축 경쟁으로 이제는 18개월까지 줄어 병사들이 기초적 전술도 익히지 못하고 전역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저 출산율로 병력 자원마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024년 출생아는 24만 2,334명이고 그중 남자는 12만 3,923명이었다. 현재의 50만 병력 유지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징병제와 모병제의 장점을 섞은 선택적 모병제 주장도 있다.모병제를 택했던 대만과 스웨덴이 징병제를 다시 도입하고 있고,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징병제 부활을 논의하고 있다.   첨단 무기로 병력 감소를 감당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첨단 무기가 아무리 발달해도 필수 군인은 있어야 하고 병력은 충분해야 한다.미군 2만 8,000명이 주둔하고 있는 나라에서 병력 감축을 이야기할 때는 아니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군 복무 문제를 가볍게 다뤄선 안 된다. 안보는 0.00001%의 위험에도 대비하는 것이다. 아무리 철저해도 지나침은 없다.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군 복무가 인생의 낭비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참으로 어이없고 맹랑하다. 청년들의 표심을 노리는 안보 포퓰리즘은 결단코 배격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에서 역성장 가능성까지 엿보인다.   안보 위협은 여전하다. 한가하게 표퓰리즘 정책을 놓고 시시비비할 때가 아니다.세계적 경제 전쟁에서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 6·3 대선은 나라 지키고 경제 살려 국민의 삶을 보살피는 정책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는 기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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