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중 근육량 10% 이상
줄어든 환자 사망 위험 6배
항암 치료를 받는 자궁경부암 환자에게 근육 감소가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료 중 근육량이 10% 이상 줄어든 환자는 사망 위험이 최대 6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에 암이 생기는 병으로, 국내에서는 전체 여성암 중 5번째로 흔한 암종이다.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95%일 정도로 예후가 좋지만, 3기 이상 진행된 뒤에 발견하면 50% 이하로 생존율이 낮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템플대 · 이탈리아 국립암연구소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자궁경부암 환자의 예후를 다룬 23개 연구를 분석해 총 환자 435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영양 상태와 근육량이 환자의 사망 위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혈액 검사 결과 치료 기간 중 영양실조 진단을 새롭게 받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최대 3.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섭취하는 칼로리나 단백질 양이 부족해지면 점막의 회복이 느려지고 치료 독성이 커지는데, 이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양 실조가 나타난 환자는 치료를 중단하거나 치료제 부작용을 경험할 가능성도 최대 5배로 늘었다.
근육량이 줄어든 환자 역시 예후가 좋지 않았다. 연구팀이 환자들의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근감소증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다른 환자들에 비해 사망 위험이 최대 3.6배 높아졌던 것이다.
이같은 경향은 근감소량이 많아질수록 뚜렷했다. 치료 기간 중 감소한 근육량이 전체 근육량의 10%를 넘어가는 환자로 한정하면 사망 위험은 6배까지 높아졌다. 근육 사이 지방량이 15% 이상 감소한 환자의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최대 8.5배 높아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보통 자궁경부암 치료는 두 달(8주, 56일) 안에 마무리하고 그 뒤에는 회복기에 접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치료 기간이 두 달보다 길어지는 환자는, 하루 늘어날 때마다 재발 위험이 약 1%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영양실조나 근감소증, 급격한 체중 감소 등 치료에 불리한 체성분 조건이 생기면 항암 치료 과정에서 중대한 독성 반응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이 때문에 치료가 중단되면서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결과적으로 예후나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템플대 산하 스바로 임상보건연구소 소속 카니오 마르티넬리 박사는 “특히 근감소증은 근육량이 적고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인데, 이 과정에서 골수억제나 항암 치료 등 강한 스트레스를 주는 치료 과정을 버티는 것이 어려워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임상영양·대사학회(ESPEN)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임상 영양학: 오픈사이언스(Clinical Nutrition Open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